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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로뎀나무대안학교⑤] 고려인 청소년의 한국살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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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3-12-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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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려인동포인식개선 역사 콘서트를 마치고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사)청소년미래연구는 9월 6일 안성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에서 ‘인사 초청 역사 강연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경기도 고려인동포 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이었는데, 고려인 청소년 60여명과 관련 인사 1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고려인 역사이해 강연’으로 필자와 배은경 초빙교수(한국외대 대학원 정보기록관리학과)가 1920~30년대 러시아 연해주 시기를 중심으로 고려인의 삶을 소개했다.

“짓밟힌 고려” <선봉> 1928년 11월 7일자

필자는 1860년대 초반 ‘살기 위해’ 한반도를 떠나 러시아 연해주에 정착한 한인들이 이주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의병운동과 뒤이은 해외 항일독립운동을 주도했으며, 당시 한반도의 한인들보다 교육과 문화, 예술 분야에서 수준 높은 삶을 살았음을 소개했다.

또한, 안중근의 하얼빈의거를 도운 ‘시베리아의 페치카’ 최재형(1860~1920)과 같은 자랑스러운 고려인 선조와 고려인 한글문학을 이끈 조명희(1894~1938)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928년 연해주로 망명한 조명희가 한글신문 <선봉>(1923년 창간)에 장편 서사시 ‘짓밟힌 고려’를 게재한 이후 연해주 한인사회에서 ‘조선’보다 ‘고려’라는 말이 널리 퍼졌으며, 귀환 고려인동포와 청소년들이 충북 진천 조명희문학관을 방문해 볼 것을 권했다.

1933년 <조선어독본>

배은경 교수는 “1920~30년대 고려인의 고려말 문화”를 소개했다. 1917년 러시아혁명에 이은 내전이 종식(1921)된 이후 소비에트 체제가 들어선 1920~30년대 연해주 고려인의 삶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그 어떤 조선인보다도 조선인답게 살았다. 모국어를 공용어로 배웠고, 모국어 문학을 쓰고 즐겼으며, 모국어 노래를 불렀다. 직접 출판한 모국어 신문을 읽었고, 모국어로 조국의 미래를 걱정했고, 조선의 해방운동을 도모했다.

물론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강제이주로 끝나버렸지만, 그 이전까지 연해주 고려인은 조선의 민족문화를 러시아 땅에서 배우고, 즐기며, 발전시킬 수 있었다. 고려인 학교에서 사용하는 고려말 교재가 만들어졌고, 현재의 고려극장으로 발전한 원동고려극장(1932년 창단)은 <춘향전>, <심청전>, <양반전> 외에 고려인들의 창작 작품도 공연했다.

배은경 교수는 모스크바에서 찾은 사진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고려인의 기록물을 발굴하는 것 또한 고려인 청소년 여러분들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오늘 강연이 여러분들에게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토크콘서트 패널 참석자들. 왼쪽부터 하상기, 이용근, 김영숙, 김동원, 한예승, 소학섭(오른쪽 아래)

‘한국생활의 미래, 20년을 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전국의 고려인마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과 고려인 활동가 5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사)청소년미래연구 소학섭 이사장의 사회로 김영숙 센터장(안산고려인문화센터), 이용근 이사(화성 더큰이웃아시아), 김동원 대표(양산 고려인마을), 하상기 목사(광주 운남우리교회), 한예승 목사(인천 God’s Glory Church)가 고려인 동포 지원에 대한 현황 설명과 고려인 동포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여러 기관의 대표들은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을 당부하며 한국어 공부에 대한 강조와 한국 친구 사귀기 등 한국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한예승 목사의 고백과 조언은 고려인 학생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났지만, 우즈베키스탄 사람으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나는 여권에도 우즈베키스탄 사람이 아니라 고려인으로 적혀 있었으며, 학창시절 내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차별 속에 살았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한민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차별은 존재했다. 나는 그저 외국인에 불과했다.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어서 너무 슬펐다. 그러나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으며, 나 스스로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다짐하며 한국생활에 적응했다. 그 결과 현재는 귀화하여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들의 인생에 대해서 진중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고려인 학생들의 질문과 패널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김막심(20) 씨는 “대한민국에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그 수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역사 교육과 한국문화이해를 위한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토크콘서트를 마무리하면서, 소학섭 이사장은 “고려인이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미래이다. 여러분들은 위대한 고려인이다.”라며 고려인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또한, 해마다 증가하는 고려인 청소년들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2019년 개교이래 학교 건축을 해야 할 만큼 학생 수가 늘었고, 명문 다문화대안학교로 인재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와 열정으로 교육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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